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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 심해생물

희귀 심해생물 알비노 상어

by new20251-blog 2025. 10. 26.

1. 심해의 어둠 속에서 드러난 순백의 그림자 — 알비노 상어의 등장

심해는 인간이 가장 덜 이해한 세계다. 해저 1000미터 아래로 내려가면 빛은 완전히 사라지고, 바다의 압력은 사람의 몸을 한순간에 짓누를 정도로 강력하다. 그곳에서는 생명체의 생존 원칙조차 지상과 전혀 다르다. 색이 사라지고, 속도보다 인내가 중요하며, 생명은 조용히 그리고 천천히 움직인다. 바로 그 어둠의 공간에서 2024년, 한 해양 탐사팀이 세상에 없던 생명체를 발견했다. 바로 ‘알비노 상어(Albino Shark)’, 즉 색소가 완전히 결여된 순백의 상어였다.

이 상어는 태평양 심해, 수심 약 1200미터 지점에서 관찰되었다. 탐사 로봇의 카메라가 포착한 그 모습은 마치 물속에서 흰 불빛이 천천히 움직이는 듯했다. 일반적인 상어는 회색빛 또는 짙은 청색을 띠지만, 이 개체는 우윳빛이 감도는 순백색의 피부와 붉은 눈을 가지고 있었다. 심해에서는 색깔 자체가 거의 무의미한데도, 그 존재감은 유난히 선명했다.

연구진은 이 개체가 단순한 변종이 아니라 멜라닌 색소를 완전히 결핍한 ‘완전 알비노(Complete Albinism)’ 상태라고 발표했다. 이는 지상 동물에서도 드물지만, 심해에서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심해의 상어들은 외부 자극이 거의 없는 환경에서 오랜 세월 동안 안정적으로 진화했기 때문에, 유전적 변이 자체가 매우 드물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발견은 “진화의 정적 속에서 일어난 예외”로 평가되었다.

탐사 로봇이 접근했을 때, 그 알비노 상어는 도망치지 않고 천천히 회전하며 주변을 관찰했다. 연구원들은 그 느린 움직임을 “조용한 경계심”이라 표현했다. 어둠 속에서 순백의 생명체가 유영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 자연의 미스터리를 상징하는 장면이었다.

2. 유전적 결함이 낳은 생존의 역설 — 알비노 상어의 생리적 특성

알비노 상어의 탄생은 단순한 색상의 변화가 아니라, 유전자의 결함으로부터 시작된다. 멜라닌 색소를 합성하는 효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피부와 눈, 내장 일부까지도 색을 잃는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결함은 생존에 불리하다. 색소가 없으면 자외선에 약하고, 시력 저하가 생기며, 먹잇감이나 포식자에게 쉽게 노출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심해는 이 법칙을 완전히 뒤집는다.

심해에는 햇빛이 닿지 않는다. 따라서 자외선에 의한 손상은 전혀 없다. 또한 이곳의 먹잇감과 포식자는 대부분 시각이 아닌 진동과 냄새로 대상을 인식한다. 결국 색소의 유무는 생존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오히려 멜라닌 합성에 필요한 에너지를 절약함으로써, 에너지 효율 면에서는 이점이 될 수도 있다. 알비노 상어는 그야말로 **“유전적 결함이 생존 전략으로 바뀐 존재”**인 셈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 상어의 대사 속도행동 패턴이다. 연구진이 관찰한 결과, 일반 상어보다 움직임이 현저히 느리고, 먹잇감 탐색 시간도 길었다. 이는 체내 색소 결핍으로 인한 체온 유지 기능 저하를 보완하기 위한 생리적 적응일 가능성이 있다. 심해의 온도는 대부분 2~4도 수준으로 매우 낮다. 색소가 없는 피부는 열 흡수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알비노 상어는 대사 속도를 낮추고 불필요한 움직임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체온을 유지하는 것이다.

시각적 기능 역시 흥미롭다. 멜라닌이 없는 눈은 빛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일반 해역에서는 시야가 흐려질 수 있다. 그러나 심해에서는 오히려 이 민감함이 장점으로 작용한다. 미세한 생물 발광이나 물의 흐름에 반사되는 희미한 빛을 감지해 사냥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알비노 상어는 약점으로 보이던 특성을 생존 능력으로 바꿔낸, 자연의 놀라운 역설이다.

3. 세계가 주목한 발견 — 알비노 상어 실재 기록과 과학적 분석

해양 생물학계가 알비노 상어를 공식적으로 기록한 사례는 극히 적다. 1983년 남미 칠레 근해에서 처음 포획된 미성숙 알비노 새프샤크가 최초 보고로 남아 있고, 그 후 2019년 남아프리카에서 대형 블루샤크(Blue Shark) 알비노 개체가 포획되었다. 그러나 이번 2024년 태평양 심해에서의 발견은 기존과는 차원이 다른 사건이었다. 이전의 알비노 상어들은 대부분 표층 또는 연안 해역에서 발견된 반면, 이번 개체는 완전한 심해성 상어였기 때문이다.

탐사팀은 원격 탐사용 무인잠수정(ROV)을 이용해 해당 상어의 영상을 촬영했으며, 생체 샘플을 채취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고해상도 분광 분석을 통해 색소 결핍을 입증했다. 분석 결과, 상어의 표피에는 멜라닌 생성 효소인 티로시나아제(Tyrosinase) 유전자의 발현이 거의 확인되지 않았다. 이는 인간의 백색증(Albinism)과 유전적 구조가 유사한 결과다. 즉, 알비노 상어는 단순히 ‘희귀한 색상 변이’가 아니라, 인간과 같은 유전적 결함의 패턴을 지닌 생명체라는 점이 밝혀진 것이다.

이 사례는 단순한 생물학적 호기심을 넘어서, 진화생물학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심해처럼 외부 변화가 거의 없는 안정된 환경에서도 돌연변이는 꾸준히 발생한다는 사실이다. 더 놀라운 것은, 이런 변이가 생존에 불리하지 않으면 자연 도태되지 않고 유지될 수 있다는 점이다. 알비노 상어의 존재는 “진화는 언제나 완벽함이 아니라 가능성의 실험”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4. 심해의 백색 사냥꾼이 전하는 메시지 — 생명의 다양성과 인간의 책임

알비노 상어의 등장은 인간에게 여러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흔히 ‘정상’과 ‘이상’을 구분하려 하지만, 자연은 그런 경계를 두지 않는다. 색을 잃은 상어는 결함이 아니라 또 하나의 적응 형태다. 어둠 속에서도 그들은 천천히 헤엄치며 자신의 생태적 위치를 지켜낸다. 생명은 언제나 자신에게 주어진 조건 속에서 길을 찾아낸다. 알비노 상어는 그 사실을 증명하는 살아 있는 존재다.

이 개체의 발견은 해양 보존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심해는 아직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마지막 생태계지만, 해양 온도 상승과 심해 채굴, 미세플라스틱 확산 등으로 인해 점점 파괴되고 있다. 알비노 상어와 같은 희귀 생명체는 환경 변화에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존재다. 그들의 개체 수가 줄어든다는 것은 곧 심해 생태계의 균형이 흔들리고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알비노 상어의 유전자 연구는 인간 의학과 생명공학에도 새로운 가능성을 연다. 색소 생성 유전자의 결함 메커니즘을 연구함으로써, 인간의 선천성 색소 결핍 질환이나 피부 보호 기술 개발에 응용할 수 있다. 실제로 일부 연구소에서는 알비노 상어 DNA를 모델로 한 멜라닌 대체 단백질 연구를 진행 중이다. 심해의 한 개체가 인류의 과학을 발전시키는 씨앗이 되는 셈이다.

알비노 상어는 단순한 희귀종이 아니다. 그것은 자연이 보여준 ‘다양성의 교과서’이자, 인간이 지켜야 할 생명의 증거다. 완전한 어둠 속에서도 생명은 색을 잃지 않고 자신만의 리듬으로 살아간다. 그 하얀 그림자는 우리에게 조용히 속삭인다. “완벽함이 아니라 존재 그 자체가 의미다.”

희귀 심해생물 알비노 상어

진 출처: South African Institute for Aquatic Biodivers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