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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 심해생물

희귀 심해 생물 인간이 거의 보지 못한 심해 뱀상어

by new20251-blog 2025. 11. 11.

1. 심해의 어둠 속에서 태어난 미지의 존재, 뱀상어의 첫 발견

바다의 표면은 우리가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세상이지만, 수천 미터 아래로 내려가면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빛이 닿지 않는 심해는 냉정한 어둠과 극한의 압력 속에서 생명체들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아간다. 그곳에서 오랫동안 인간의 눈을 피해온 괴이한 생물이 있다. 바로 뱀상어(Frilled Shark), ‘살아있는 화석’이라 불리는 심해의 고대 상어다.

처음 뱀상어가 발견된 것은 19세기 후반이지만, 그 존재는 여전히 신비에 싸여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인간이 이 생물을 자연 상태에서 보는 일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관찰은 심해 트롤망에 우연히 걸려 올라오거나, 바다의 극저온층에서 죽은 채 발견된 개체를 통해 이루어진다. 살아있는 뱀상어가 실제로 헤엄치는 모습을 직접 촬영한 영상은 전 세계적으로 손에 꼽힌다.

뱀상어의 외형은 한눈에 봐도 일반적인 상어와 다르다. 길쭉한 몸통에 미끄러운 회색빛 피부, 그리고 눈빛은 유리처럼 차갑다. 입 안에는 바늘처럼 뾰족한 이빨이 300개 이상 줄지어 있으며, 입 모양이 다른 상어보다 훨씬 넓게 열려 마치 깊은 바다의 괴물처럼 보인다. 이 이빨은 미끄러운 먹이를 단 한 번에 붙잡기 위해 설계된 완벽한 사냥 도구다.

이 생물의 이름인 ‘뱀상어’는 바로 그 독특한 체형에서 비롯됐다. 몸이 길고 유연해 마치 뱀처럼 헤엄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학자들은 이 상어를 ‘원시 해양 파충류와 어류의 경계선에 있는 존재’라고 부를 정도로 고대적인 특징을 지녔다고 말한다. 심해의 뱀상어는 우리가 알고 있는 상어의 이미지와 전혀 다르다. 그들은 힘보다는 ‘조용한 기다림’으로 사냥을 한다.

2. 8천만 년의 시간 속을 헤엄치다, 살아있는 화석의 비밀

뱀상어는 약 8천만 년 전부터 지금까지 거의 변하지 않은 형태로 살아왔다. 공룡이 지구를 지배하던 시절부터 바다의 어둠 속에서 생존해온 것이다. 과학자들은 이 생물이 ‘살아있는 화석(living fossil)’이라 불리는 이유를 바로 이 점에서 찾는다. 대부분의 해양 생물은 환경 변화에 따라 빠르게 진화했지만, 뱀상어는 자신이 이미 완벽한 구조를 가졌기에 굳이 변할 필요가 없었다.

뱀상어의 몸길이는 약 1.5~2m 정도이며, 최대 2미터가 넘는 개체도 있다. 몸 전체는 유연하고 가늘며, 비늘이 거의 없어서 심해의 강한 수압에도 상처를 잘 입지 않는다. 특히 눈은 빛이 없는 환경에 적응하여 어둠 속에서도 미세한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다. 그들의 주요 서식지는 수심 500~1500m의 해역이며, 일본, 노르웨이, 뉴질랜드, 그리고 남태평양 심해에서 종종 발견된다.

뱀상어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비정상적으로 긴 임신 기간’이다. 암컷은 새끼를 낳기까지 최대 3년 반(42개월)이나 임신 상태를 유지한다. 이는 지구상에서 가장 긴 임신 기간으로 알려져 있다. 극한의 환경에서 생존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배 속에서 새끼가 완전히 자라난 뒤에 출산된다. 그렇게 태어난 새끼는 이미 독립적으로 사냥할 수 있을 정도로 완성된 형태를 지닌다.

이러한 생존 방식은 뱀상어가 얼마나 오래된 생존 전략을 유지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그들은 빠르게 번식하지 않지만, 한 번 태어난 개체는 오랜 기간 생존할 수 있다. 그래서 학자들은 뱀상어를 “지구 진화의 시간 속에서 가장 오래된 생명의 메신저”라고 부르기도 한다.

3. 포식도, 진화도 멈춘 완벽한 생명체의 구조

뱀상어는 겉보기에는 괴상하고 낯설지만, 그들의 몸에는 놀라운 효율성과 완벽한 구조가 숨어 있다. 먼저 입 안의 이빨을 살펴보면, 각각의 치아가 세 갈래로 갈라져 있다. 이 독특한 구조 덕분에 먹잇감이 한 번 물리면 미끄러져 빠져나갈 수 없다. 그들은 작은 오징어, 갑각류, 심해어를 주로 먹는데, 사냥 방식은 매우 느리다. 빠르게 추격하는 대신 어둠 속에서 기다리다가 먹잇감이 접근하면 순식간에 몸을 굽혀 덮친다.

심해에서 빠른 움직임은 에너지 낭비로 이어진다. 따라서 뱀상어의 느린 행동은 생존에 최적화된 결과다. 그들의 근육은 느리지만 강한 수축력을 가지고 있으며, 적은 에너지로 큰 움직임을 낼 수 있다.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뱀상어의 혈액 구조가 매우 단순하다는 것이다. 산소 농도가 낮은 심해에서도 장시간 활동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들의 외형에서 ‘원시 상어’의 흔적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등지느러미는 두 개뿐이고, 꼬리지느러미는 단순하며, 아가미 구멍은 6쌍이나 된다. 현대 상어가 대부분 5쌍인 것과 비교하면, 뱀상어는 진화 이전의 형태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셈이다.

뱀상어는 인간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아니다. 오히려 인간이 그들의 영역에 거의 닿지 못했기에, 지금까지도 순수한 생태를 유지하고 있다. 어떤 생명체는 진화하며 변하지만, 뱀상어는 이미 ‘완성된 존재’로서 수백만 년 동안 거의 그대로 살아왔다.

4. 심해가 품은 마지막 미스터리, 뱀상어가 전하는 메시지

뱀상어는 여전히 인간에게 수수께끼 같은 존재다. 그들의 서식지는 너무 깊고 접근이 어렵기 때문에, 대부분의 정보는 소수의 연구자나 탐사선에 의해만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도 살아 있는 뱀상어를 관찰할 수 있는 영상은 극히 드물고, 과학자들은 이를 ‘심해의 기적’이라 부른다.

2007년 일본 시즈오카현의 한 어부가 우연히 포획한 뱀상어는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 개체는 살아 있는 채로 관찰된 몇 안 되는 사례 중 하나였다. 그 영상은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었고, 사람들은 마치 선사시대의 생물을 보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이후 여러 나라의 해양 연구소들이 뱀상어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그들의 생태는 대부분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심해는 지구 생명체의 마지막 경계선이라 불린다. 그리고 뱀상어는 그 경계선의 문을 지키는 수호자 같은 존재다. 그들은 인간이 잊고 살아가는 자연의 질서, 그리고 생명의 원초적 본능을 보여준다. 뱀상어는 우리에게 말없이 이렇게 전하는 듯하다.

그렇기에 뱀상어를 관찰한다는 것은 단순히 생물학적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일이 아니라, 생명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일이다. 어둠 속에서도 생명은 끈질기게 존재하며, 그 생명은 조용하지만 강하다. 뱀상어의 존재는 인간에게 겸손함을 가르쳐준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바다 깊은 곳에서는 지금도 수백만 년의 시간을 거슬러 온 생명체들이 묵묵히 살아가고 있다.

희귀 심해 생물 인간이 거의 보지 못한 심해 뱀상어